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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트위터
  제  목 : 【충청투데이 2006.10.28】국정감사 이대로 둘 것인가?
  글쓴이 : 최고관리자     등록일 : 07-02-13 10:22     조회 : 4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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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국정감사 이대로 둘 것인가?
박범계 변호사

정부 모 부처에 근무하는 A과장은 여름 휴가철이 끝나는 것이 두렵다. 작년에도 했던 일이라 왠만하면 숙련도 될 터인데 그게 그렇지 않으니 문제이다. 앞뒤가 없고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일이 그가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여름휴가가 끝나자마자, A 과장의 사무실 전화와 휴대전화가 불이 나기 시작했다. 어떤 경우는 계통을 밟아서 오기도 하지만, 무슨 혈연, 학연을 연결해 닦달하기도 한다.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부여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인데도 도무지 탐탁하지 않고 짜증이 나는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다.아무 관련 없는 사안에 대해서 내놓아라. 무슨 사안인 지도 분명하지 않은 채 무엇을 통째로 내놓아라. 그대로 복사해서 주려면 과의 전 직원들이 며칠을 밤을 새워야 하고 트럭도 몇 대 준비해야 한다. 어떤 경우는 하소연도 한다. 뭐 한건 터트릴 것 없느냐고? 역시 국회의원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려면 '폭로' 만치 좋은 꺼리가 없는가 보다. 열심히 챙겨 자료를 보내주면 채 20%도 소화하지 못한다. 대부분은 이미 감사원으로부터 감사받을 때 지적받은 사항을 재탕하여 인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여차여차해서 준비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감사일이 닥치면 장관을 포함하여 부처의 왠만한 직급 이상의 공무원들은 초긴장이다.하도 방만한 분량의 자료를 요청해 간 상태라 어떠한 질문이 나올지 예상이 안 되는 터이니 모든 국실의 주무과장들은 국회로 총 출동해야 한다. 평소에는 명색이 서기관이니 부이사관이니 하여 폼 좀 잡기도 하고 대접도 받기도 했지만, 이날만은 완전 고양이 앞의 쥐이다. 대기할 곳도 제대로 있지 않아 복도를 가득 매우기도 한다.특별한 사고없이 감사를 마쳤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그날 밤 의원을 포함하여 보좌진들까지 그들의 밤을 책임져야 할지도 모른다.

노고를 풀어줘야 하지 않겠는가? 마치 무슨 쓰나미가 지나간 것처럼 이렇게 국정감사를 마치고 나면 그것이 전부다. 구구절절 옳은 얘기, 구국의 대 감사처럼 부르짖던 얘기들에 대해서 아무도 사후적으로 짚어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것이 오늘날 한국에서 벌어지는 국정감사의 진풍경이다.

3권분립의 민주국가에서 국회가 통법부로 전락한지 오래된 현실에서 국회의 기능이 행정부에 대한 통제로 중심을 잡아가고 있다. 통제의 핵심은 예산, 결산 심사로 표현되는 회계감사기능과 국정감사와 국정조사로 표현되는 정책감사기능이다. 전 세계적으로 국회에 국정감사 권한과 함께 국정조사 권한을 주고, 감사원에 대한 감사청구권과 자료요청권까지 주는 나라는 많지 않다. 국정감사기간이 불과 1개월 정도 불과하여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은 국회가 그들의 전문성이 부족한 현실을 고백하지 않는 자기변명에 불과하다. 국회의 정책기능을 강화하자는 표어는 지극히 옳은 이야기이지만, 이는 구호로만 해결될 수 없는 과제이다. 그러하기에 국회의 회계 및 정책감사기능과 감사원의 그것이 과연 우리나라 현실에서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중복되는 것은 없는지, 수박 겉핥기는 없는지를 제대로 진단할 때이다.

참여정부 초기, 감사원의 회계감사 기능을 국회로 이관하는 문제가 논의된 적이 있다.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어 감사원이 매우 긴장했던 기억이 있다. 어찌됐든 국회와 감사원에 이와 관련된 T/F가 있었는데, 어떠한 방향성을 떠나 당시의 논의는 비교적 건설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마저도 논의가 없는 것 같아 답답하다 못해 걱정이 앞선다. 매해의 예. 결산 심사와 국정감사를 지금처럼 계속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