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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트위터
  제  목 : 【대전일보 2006.9.20】재벌에 대한 몇가지 이야기
  글쓴이 : 최고관리자     등록일 : 07-02-13 10:21     조회 : 4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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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 대한 몇가지 이야기

2006-09-20 일 22 면기사
2003년 2월 17일 참여정부의 출범을 채 2일도 남겨 두지 않은 날, 서울지검 형사 9부(지금의 금융조사부) 수사관들이 에스케이(주)의 회장 집무실과 계열사 사무실에 들이닥쳤다.
대통령 당선자의 의중이 실린 것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속에 에스케이 그룹의 손길승, 최태원 회장이 내부자거래,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구속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는 ‘소버린’이라는 외국계 펀드가 ‘분식회계로부터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자’는 캐치프레이즈하에 최태원 회장의 경영권을 공격하는 빌미가 되었다. 상당수의 외부 주주들은 동요했으나 최태원 회장은 여러 우호자본의 도움하에 가까스로 경영권을 방어하였다.
경영권 방어의 또 다른 공신은 에스케이가 단행한 과감한 ‘지배구조 개선안’과 ‘투명경영 방안’이었다.
‘한국사회에서 재벌을 어떻게 볼 것인가?’는 사회적 담론으로 가장 위력적인 것임에 틀림없다. ‘어떻게 할 것인가’를 거론하는 것조차 ‘간섭’이라고 보는 ‘자유방임론’에서 ‘재벌 해체론’에 이르기까지 재벌을 대하는 태도와 처방은 다양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런데 개혁진영의 일부로 평가받아온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장하준 교수 같은 이들이 최근 재벌에 대한 의미있는 평가를 내놓아 자못 주목을 끈다.
해방 이후 한국경제의 성장에는 재벌의 기여가 상당했다는 것인데, 이는 재벌만이 가능했던 적극적 설비 투자와 그로 인한 고용의 확대가 분배를 선순환시켰다는 이유이다. 그리고 ‘문민정부’에서 ‘참여정부’에 이르기까지 겪고 있는 경제위기의 본질을 ‘미국식 스탠더드’를 맹신한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과 조류에 있다고 본다.
소위 ‘주주자본주의’로 표현되는 미국식 자본주의는 단기적인 투자 이익만을 목적으로 하는 주주들에 대한 이익배당에 치우쳐 이윤의 사내유보를 통한 장기적인 투자를 막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외국자본에 대항하여 재벌이 우호지분의 확보에만 매달리면 투자 환경은 더욱 열악해진다. 그들의 이러한 ‘재벌 의미론’에는 국가가 연기금 등을 통하여 재벌에 대한 외국자본의 경영권 공격을 적극적으로 방어해줄 필요가 있다는 결론도 담겨져 있다.
물론 이러한 결론에는 ‘경영의 투명성 제고’와 ‘재벌과 이해관계자(경영자, 근로자, 채권자들, 하청업자들, 지역사회 등) 간의 사회적 협약’을 전제하고 있다. 재벌은 투명경영을 통해 적극적으로 투자를 활성화해 고용을 창출하고, 이해관계자들은 적정 임금 수준 이상의 임금 인상을 자제하자는 것이 그 골자이다.
2003년 에스케이 수사와 그해 말의 대대적인 대선자금 수사 이후 재벌의 경영 투명성은 제고되었는가?
2006년 올해도 여전히 현대자동차 수사와 재판 그리고 삼성의 에버랜드 수사가 진행형이다. 이와 관련하여 삼성과 현대자동차가 8000억원이니 1조원이니 사회 기부를 하겠다고 천명을 한 것은 한편으로 박수를 칠 만한 일이나 수사의 칼끝이 폐부를 찌른 뒤의 항복하는 장수의 꼴 같기도 해 씁쓸한 면도 있다. 그래서 이야기를 거꾸로 올라가 보자. 그 뜨겁던 대선자금 수사 당시 사회적 담론으로 한번쯤 추진해 볼 만한 일이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만델라가 했던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본떠 ‘모든 이해당사자와 국민들도 수긍할 만한 어떠한 위원회를 통해 재벌의 공과를 논하고, 분식회계와 비자금 등 반투명한 모든 요소들을 고백하게 하며, 모니터링을 통해 5년이든 10년이든 일정한 기간동안 매년의 목표치를 설정해 경영의 투명성을 이끌어내고, 그 성과에 따라 수사로 드러나는 재벌의 과거 비행을 용서하자는 것’이다.
‘미래에의 도약을 위한 과거와의 단절’을 진정으로 고민할 때이다.
박범계<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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