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비밀번호찾기
박범계트위터
  제  목 : [디트뉴스24]2004.10.26 그들만의 헌법
  글쓴이 : 최고관리자     등록일 : 07-02-13 10:13     조회 : 4493    
  트랙백 주소 : http://bkfire.co.kr/bbs/bbs/tb.php/bbs2/54
그들만의 헌법

<기고>박범계 변호사, 헌재 위헌판결에 정면 반박
"백번 양보해도...왜 성문헌법을 개정하여야 하는가"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으로 참여정부 출범 당시 사법개혁을 주도했던 박범계 변호사가 헌재의 신행정수도 위헌 판결에 대한 반박의 글을 <디트뉴스24>에 보내왔다.

박 변호사는 이 글에서 “행정수도의 이전을 손꼽아 기다렸던 지역민들과 이 나라의 균형발전을 고대하던 많은 이들에게 희망은 없는 것인가”고 물으면서 그는 “단연코 행정수도의 이전은 이제부터가 진정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 이유로 “이제 정치적 혹은 당파적 편견 없이 왜 행정수도가 이전되어야 하는 가에 관한 제대로 된 논의가 가능해졌다”면서 “이러한 역설은 헌재의 결정에 대한 합리적이고 건강한 비판적 논쟁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충청지역민들의 화두가 되고 있는 헌재 결정에 대한 폭넓은 논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박 변호사의 글을 전제한다.<편집자 씀>



경악, 충격, 분노 ... 도하 충청지역을 커버하는 언론이 이 번 헌재의 결정을 보도하면서 붙인 타이틀이다. 무슨 연예사건이나 사회면을 장식하는 희대의 사건도 아닌 일국의 헌법재판소가 내린 결정에 대한 반응치고는 대단히 선정적이다.

그도 그럴것이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지역민들의 기대와 희망은 대단했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 한날 행정수도에 관한 기사가 언론을 장식하지 않은 적이 지난 2년여 간 있었던가 ?

어떻든 기대와 다르게 헌재는 한치의 절충의 여지없이 행정수도의 이전은 헌법을 개정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이는 완성된 사실이고 즉시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효력을 발휘할 것이다.

그렇다면 행정수도의 이전을 손꼽아 기다렸던 지역민들과 이 나라의 균형발전을 고대하던 많은 이들에게 희망은 없는 것인가 ?

행정수도 이전, 이제부터 시작이다

필자는 단연코 행정수도의 이전은 이제부터가 진정한 시작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나라에서 이제 정치적 혹은 당파적 편견없이 왜 행정수도가 이전되어야 하는 가에 관한 제대로 된 논의가 가능해졌다는 역설이다. 그리고 이러한 역설은 헌재의 결정에 대한 합리적이고 건강한 비판적 논쟁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결론부터 말하면, 헌재는 국민과 국회, 국민과 대통령 사이에 수시로 교감되는 대화의 공간을 단 한순간에 차단해 버렸다. 어찌보면 정치의 영역에 사법의 칼을 들이댄 것이다. 대통령과 국회(의원)는 국민의 직접 선거에 의하여 선출된다. 이를 헌법적으로 민주적 정당성이라고 표현한다. 국민을 대표(대의제)하는 사람을 통해 국민의 의사를 형성하고, 이를 표현하며 실현하는 것은 인류가 현재까지 만들어낸 민주주의 방식에 있어 가장 훌륭한 것이라고 믿어져 왔다. 그들 대표가 당초의 위임과 달리 행동하는 것에 대하여는 국민은 그들에 대한 신임을 철회하면 된다. 이것이 정치적 책임이다. 따라서 대표하되 책임을 지는 대통령과 국회의 권한은 매우 적극적이고 능동적이다. 이에 반해 사법은 민주적 정당성과 책임성에 극히 취약하다.

정치적 영역에 들이 댄 사법의 칼

헌법재판관은 사실상 탄핵될 가능성도 매우 희박하다. 당연 헌재는 대통령과 국회의 권한 부분을 심리대상으로 할 경우 그 권한행사가 지극히 사려깊어야 하고, 가능한한 그들 헌법기관과 조화가 가능한 길이 있는 지를 먼저 모색했어야 한다. 헌법수호기관이 일면의 헌법을 수호하려는 의욕이 지나쳐 다른 면의 또 다른 헌법 기능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헌재의 결정은 대의제라는 헌법상의 중요한 결단을 너무도 싶게 침해하고 있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보자. 위헌 결정의 이유부분에는 과연 이러한 해석을 하신 재판관들이 대한민국은 1948년 정부수립을 그 출발로 하는 민주공화국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신지 의문케하는 대목들이 여러군데 등장한다. 헌재는, 행정수도의 이전은 ‘수도의 이전’이라고 표현하면서 표현만 하지 않았지 소위 ‘천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그 이유로 정치, 행정의 중심기능이 이전하는 것(대통령과 국회)을 들었다. 과연 그러한가 ? 과거 왕조시대는 국가의 기능의 대부분이 행정 중심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대 산업사회에서 일국의 기능이 행정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경제, 문화의 기능도 중요하고 그 비중은 날로 커지고 있지 않은가 ? 이러한 천도론에는 혹 임금(대통령)님이 거처하고 집무하실 장소가 이전하면 수도의 이전이라고 보는 왕조적 발상이 깔려있는 것은 아닌가 ?

대한민국이 조선왕조를 계승하였는가?

불문헌법으로서의 관습헌법을 이야기 한다. 수도 서울이 역사적 사실을 넘어 규범(법)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럴듯한 이유를 만들기 위해서 조선 왕조 개창부터 600년을 말하고, 경국대전을 원용한다. ‘헌법’, ‘국민’ 은 말할 것도 없이 민주 공화국 대한민국 탄생의 산물이다. 대한민국이 조선왕조를 계승하였는가 ? 세계에는 영국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불문법 국가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국가들은 말할 것도 없이 시민혁명을 거쳐 시민의 탄생과 성숙의 역사를 수백년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이제 반세기를 갓 지난 신생 공화국이다. 공화국의 탄생시 성문 헌법을 취한 이유는 바로 여기서 도출된다. 헌법의 기본 정신이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있다면 대한민국은 성문헌법을 취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 보장이라는 서구의 계몽적 합리주의에 바탕한 자유주의적 헌법관을 전격적으로 도입한 것이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이는 과거 수백년 동안 내려져 온 기본권 침해적 제도와 의식과의 결별을 위해서이다. 왕조시대로부터 수백년 이상 내려온 인습이라하여 서얼제도나 첩제도가 규범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

백번 양보하여 오래되고 일반화되어 누구도 이의를 달 수 없을 정도로 국민에게 각인된 사실이어서 ‘규범’이라고 치자. 이를 바꾸는데 왜 성문헌법을 개정하여야 하는가 ? 오래되어 일반화된 인식에 변경이 가해지면 관습의 변용이 아닌가 ? 절대 다수는 아니지만 상당수의 국민이(특히 지방의 국민들이) 행정수도의 이전을 원한다. 그리고 지난 대통령 선거와 대통령의 취임 및 특별법의 통과와 그 이후의 과정을 거쳐 행정수도가 조만간 이전될 것이라고 믿게 되었다.

이쯤되면 적어도 수도가 서울이라는 각인된 관습에 변용이 있다고 말할 만 하지 않는가 ? 성문헌법의 기본권 보장정신을 조금이라도 성찰했다면 무형을 통해 유형을, 과거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재단하고 변용하려는 의욕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는 물론 발전적인 변화를 거부하는 기득권 옹호의 논리이고 자칫 헌법재판소의 재판관들이 누구로부터도 검증받지 않은 관습이라는 불문의 헌법을 도구로 대한민국의 주요한 정책을 좌지우지할 위험마져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들은 국민에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정말로 조금이라도 절충하고 타협할 여지조차도 남겨놓지 않았다. 과거 헌법재판소는 헌법불합치결정이니 한정합헌결정이니 하여 법에도 없는 변형결정을 수없이 남긴 바 있다. 당연 이는 헌재 스스로 타 헌법기관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헌법에 대한 조화로운 해석의 결과였다. 그런데 다른 것도 아닌 일국의 대통령 후보가 수개월간 그리고 당선과 취임후 1년 반 이상 추진하고 국회에서 절대 다수의 의결로 공포된 특별법을 일도 양단식으로 위헌이라는 단순 주문을 내었다. 불과 2개월에 거친 심리결과이다.
대통령과 국회를 대표성과 책임성을 가진 헌법기관임을 조금만 존중했다면 훨씬 절충 가능한 주문도 가능했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대통령, 국회, 대법원 등 국가의 주요 기능이 모두 이전하는 의미의 행정수도 이전이라면 위헌이다.’라는 식으로 말이다. 결정문을 아무리 선의로 읽으려 해도 감정과 특정한 목적이 담겼다고 판단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Warning: Unknown(): write failed: Disk quota exceeded (122) in Unknown on line 0

Warning: Unknown(): Failed to write session data (files). Please verify that the current setting of session.save_path is correct (../data/session) in Unknown on line 0